시·시조·성가·기도문 (457) 썸네일형 리스트형 꽃은 언제 피는가―김종해(1941~ )/나비 5장 꽃은 언제 피는가 사랑하는 이의 무늬와 꿈이 물방울 속에 갇혀 있다가 이승의 유리문을 밀고 나오는, 그 천기의 순간, 이순의 나이에 비로소 꽃피는 순간을 목도하였다 판독하지 못한 담론과 사람들 틈새에 끼어 있는, 하늘이 조금 열린 새벽 3시와 4시 사이 무심코 하늘이 하는 일을 지.. 물구경―심육(沈錥·1685~1753)/도봉산 회룡골계곡 5장 물구경 아침 되어 물을 보러 누각에 올랐더니 비는 내려 어둑어둑 늦어서도 아니 갠다 높은 물결 덮쳐와서 작은 섬을 뒤흔들고 포효하는 물소리는 미친 우레 구르는 듯 행인은 말 세우고 강 건너기 걱정하고 어부는 배 옮기나 힘에 부쳐 고생한다 성 밑으로 아이들은 앞을 다퉈 낚시하여 .. 고양이 잠―정두리(1947~ )/고양 캐릭터가든 5장 고양이 잠 턱 받치고 오그리며 자다가 움찔, 그러다 다시 잔다 ―얘, 제대로 누워 자라 좀만 자고 일어나야지 아직 숙제가 남았어 불편한 잠자리 불안한 샛잠 그래도 잠이 온다 고양이처럼 온다 ―정두리(1947~ ) 조선일보/가슴으로 읽는 동시(2012.7.20) 이다. 이준관 아동문학가의 평이다. 학.. 새와 수면―이정환(1954~ )/흰뺨검둥오리 비행사진 8장 새와 수면 강물 위로 새 한 마리 유유히 떠오르자 그 아래쪽 허공이 돌연 팽팽해져서 물결이 참지 못하고 일제히 퍼덕거린다 물속에 숨어 있던 수천의 새 떼들이 젖은 날갯죽지 툭툭 털며 솟구쳐서 한순간 허공을 찢는다. 오오 저 파열음! ―이정환(1954~ ) 조선일보/가슴으로 읽는 시조(2012.. 유혹―황지우(1952~ )/배롱나무(자미)꽃 4장 유혹 여름 동안 창가 紫薇꽃이 붉게 코팅한 통유리; 잘못 들어온 말벌 한 마리가 유리 스크린을 요란하게 맴돈다 환영에 鐵날개를 때리며 어? 여기가 바깥인데 왜 안 나가지냐? 無明盡亦無無明盡* 바깥을 보는 것까지는 할 수가 있지, 허나, 바깥으로 한번 나가보시지 아아, 울고 싶어라; .. 이해인 시모음/원예작품 3장 시인 이해인수녀 (Sister Claudia Lee Hae In 1945- ) 올리베따노 베네딕도 수녀회(Olivetan Benedictine Sisters)소속으로서 1968년에 첫 서원을 하였고,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다. 1976년 첫시집<민들레의 영토>를 펴낸 이래 8권의 시집, 7권의 수필집,7권의 번역집을 펴냈고 그의 책은 모두가 스테디 셀.. 감회가 있어―이덕무(李德懋·1741~1793)/옛길박물관 외출복 3장 감회가 있어 농부의 별은 새벽녘 공중에서 반짝이고 안개 뚫고 서리 맞으며 동편 논으로 나간다. 시고 짠 세상맛은 긴 가난 탓에 실컷 맛보았고 냉대와 환대는 오랜 객지 생활에서 뼈저리게 겪었지 부모님 늙으셨으니 천한 일을 마다하랴 재주가 모자라니 육체노동하기 딱 어울린다. 경.. 할머니의 새끼―신기섭(1979~2005) 수암골 벽화 2장 할머니의 새끼 빨랫줄 잡고 할머니 변소 가네요 땅을 비집고 올라온 느릅나무 뿌리처럼 돌아간 왼쪽 발목 왼쪽 손목은 자꾸만 못 간다, 못 간다, 하는데도 할머니 손에 빨래집게 하나, 둘, 셋, 넷…… 계속해서 밀려가고 영차영차 할머니 변소에 막 당도했네요 때려치운 공장의 기계 돌아.. 이전 1 ··· 36 37 38 39 40 41 42 ··· 58 다음